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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생활 도구와 기술

전기 없는 챌린지 셋째 날 – 식생활과 요리의 변화

전기 없는 아침, 냉장고 없이 맞이하는 진짜 시작

셋째 날 아침은 그동안의 ‘적응기’를 지나 본격적인 생활 전환기로 들어서는 순간입니다. 첫날과 둘째 날은 여전히 냉장고 안의 남은 냉기나 사전에 냉동·냉장해 둔 재료를 활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냉장 기능이 완전히 무용지물이 된 상태입니다. 쉽게 변질되는 육류, 유제품, 생선류는 이미 소비했거나 위생상 버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부터는 상온 보관이 가능한 재료가 주인공입니다. 곡물, 건조 채소, 말린 과일, 통조림, 뿌리채소, 견과류, 그리고 소금 절임 식품들이 식단의 핵심을 차지합니다. 아침 식사는 전날 밤 미리 불려둔 귀리나 보리를 주전자에 넣어 푹 끓여 죽으로 만들고, 여기에 말린 대추나 건포도를 넣어 은근한 단맛을 더합니다. 견과류는 씹는 만족감을 주고, 통조림 콩이나 병조림 야채를 곁들이면 영양 밸런스가 좋아집니다.

 

전기 없는 아침의 핵심은 속도와 안정감입니다. 해가 뜬 직후, 불 피우기 전에 보온병에 남겨 둔 따뜻한 물로 차를 우려내거나 즉석 스프를 만들어 간단히 속을 달래면 하루 시작이 훨씬 여유롭습니다. 냉장고 대신 머릿속에 ‘재료 지도’를 그려, 오늘과 내일 쓸 재료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전기 없는 챌린지 셋째 날

전기 없는 오전, 재료 보관 전쟁과 생활 동선

전기 없는 생활에서 오전은 ‘재료 보관’과 ‘생활 동선 정리’의 시간이 됩니다. 냉장고가 없으니 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때 전통적인 보존법들이 유용합니다.

  • 채소: 신문지나 마른 천으로 감싸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둡니다. 특히 감자·양파·마늘 같은 뿌리채소는 어둡고 서늘한 장소에서 오래 보관됩니다.
  • 고기: 바로 조리하지 않는다면 소금에 절여 수분을 빼거나, 얇게 잘라 장작불 위에서 겉면을 살짝 익혀 건조시킵니다. 이는 고대부터 사용된 보존법으로, 부패 속도를 늦춥니다.
  • 생선: 구하기 힘들지만, 만약 있다면 소금에 절이거나 훈연해 짭조름하게 만든 뒤, 마른 곳에 걸어둡니다.
  • 국물 음식: 끓인 후 그늘에서 뚜껑을 덮어 보관하고, 6~8시간 이내에 재가열해 섭취합니다.

전기 없는 오전은 조리 속도가 느리고 불 조절이 어려운 만큼, 동선의 효율화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설거지를 하면서 동시에 채소를 씻어두거나, 가스버너에 물을 올려 끓이는 동안 옆에서 양념을 준비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불 사용 시간을 줄여 가스나 장작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전기 없는 오후, 계획과 손질의 시간

오후에는 다음 끼니와 다음 날 식사를 위한 사전 손질 작업이 주를 이룹니다. 전기 없이 ‘즉석 조리’를 하려면 물 끓이기, 불 피우기, 재료 손질 같은 과정이 길어지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콩은 대량으로 불려 삶아 일부는 오늘 쓰고, 나머지는 소금물에 담가 다음 날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채소는 껍질을 벗겨 크기별로 나누고, 일부는 장작불에 미리 구워 반조리 상태로 만들어둡니다. 이렇게 하면 조리 시간과 연료 사용량을 동시에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음식 준비 과정이 하나의 명상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반복적인 손질 동작, 불에서 나는 은은한 열기, 재료에서 올라오는 향은 생각보다 마음을 차분하게 만듭니다. 도시에서 빠르게 소비하는 음식 문화와 달리, 이곳에서는 음식이 ‘시간과 손길’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전기 없는 저녁, 불이 만드는 깊은 맛과 공동체의 시간

저녁은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불 위에서 끓이는 소리와 함께 퍼지는 향기는 식사 전부터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전기 없이 만드는 저녁 메뉴는 대개 단순합니다.

  • 국물 요리: 장작불에서 오래 끓여낸 채소 수프, 된장국, 미역국
  • 구이: 숯불에 구운 감자·고구마, 불판에 올린 채소구이
  • 곡물: 화로 위에 올린 주물냄비에서 지은 밥

이 단순함이 오히려 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합니다. 장작불에서 천천히 익힌 감자는 껍질째 먹어야 제맛이 나고, 불에 살짝 그을린 양파는 달콤함이 배가됩니다.

 

저녁 식사는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니라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식이 됩니다. 촛불 아래서 가족이나 동료와 마주 앉아 국을 덜어주고, 빵을 나누며 하루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공동체 의식을 강화합니다. 불빛이 흔들리는 속에서 웃음과 대화가 오가는 순간, 전기 없는 생활의 매력이 극대화됩니다.

전기 없는 밤, 고요 속에서 준비하는 내일

밤이 되면 남은 음식을 정리하고, 다음 날 사용할 재료를 준비합니다. 전기 없는 생활에서는 음식이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과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이 시간에는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두는 것이 유용합니다. 새벽에 추위를 느낄 때나 아침에 즉석 차를 우릴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내일 아침에 쓸 재료를 미리 꺼내 해동하거나, 콩을 물에 담가 불려두면 다음 날 아침 조리가 훨씬 빨라집니다.

 

촛불이 천천히 줄어드는 모습을 바라보면, 오늘 하루의 노력과 성취가 고스란히 떠오릅니다. 고요 속에서 느끼는 포만감과 온기는, 전기 시대의 편리함과는 다른 종류의 만족감을 줍니다.

셋째 날 실전 체크리스트

아침

  • 상온 보관 가능한 곡물·건조식품 위주 식단 구성
  • 보온병 활용해 조리 시간 단축
  • 재료 상태 점검 및 변질 방지

오전

  • 전통 보존법 적용(소금 절임·건조·훈연)
  • 동선 효율화로 불 사용 시간 단축
  • 장작·가스 연료 절약 계획 세우기

오후

  • 콩·채소 대량 손질 및 일부 반조리
  • 재료별 분량 나누기
  • 다음 끼니와 다음 날 식사 계획

저녁

  • 국물+구이+곡물 조합으로 균형 식단
  • 불 사용 시 안전 거리 유지 및 환기
  • 식사 시간에 대화·공동 활동 포함

  • 보온병에 물 끓여 보관
  • 다음 날 재료 해동·손질
  • 하루 식사 경험 기록